여행이야기

홍천강 반곡유원지에 가다. (2004.8.17)

靑雲 2011. 10. 25. 15:23

8월 14일.
우리가족 포함 고등학교 친구 네가족이 오후 3시에 골재장에 모여
홍천강 반곡유원지로 출발했다.
88고속도로를 지나 미사리를 접어들면서부터 길은 주차장으로 변해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마지막 피서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꾸역 꾸역 반곡유원지를 도착하니 저녁 8시.
껌껌한 가운데 부랴부랴 텐트를 치랴, 저녁을 해 먹으랴 부산스럽다.
시원한 바람, 강물 흐르는 소리, 그리고 먼데서 들리는 개구리의 울음~~~
깜깜한 밤하늘을 가르느 폭죽소리,
연이어 화려하게 펼쳐지는 불꽃의 향연!
아이들은 신나서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이어지는 캠프화이어!
'모닥불 피워 놓고~~~'도 부르고, '조개껍질 묶어~~~'도 부르다 보니
갑자기 옛날이 그리워지고, 마음은 중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 애뜻하다.
그때는 솜뭉치 뭉쳐 밤고기도 뜨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모닥불 피워놓고 밤새는 줄 모르고 놀았었는데......
이윽고 8명의 아이들은 잠 들고,
8명의 어른들은 아침이슬을 까면서 밤을 즐긴다.

다음날.
4명의 어른 남자들의 아침은 부산스럽다.
여기 저기 널려져 있는 어젯밤의 잔해들을 치우랴,
아침밥 하고 찌게도 끓이랴 바쁘다.
모든 일은 남자들이 하고, 네 명의 여자들은 손가락 까닥 안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서다. 우라질~~~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지난 달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캠핑할 때
남자들의 술파티로 엉망이 된 것에 대한 죄사함이라나 뭐라나 해서
마눌들의 강력한 주장을 남자들이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인 결과다.

해가 뜨면서 대지는 서서히 달구어 지고,
아이들은 물장구 치느라 물 속에서 나올줄 모른다.
덩달아 어른들도 물에 뛰어들어 물싸움을 하고......
그리고 금방 점심 시간.
점심 메뉴는 카레.
남자들의 손은 또다시 바빠진다.
손가락 하나 까닥 안하는 마눌들......
그리고 이어지는 커피 주문!
아주 부려 먹기로 작정을 했나보다.

그리고 손바닥 반만한 민물조개를 잡았다.
그걸 왜 잡았는 지~~~
간식으로 민물조개 넣고, 수제비를 뜨잰다. 휴~~~
밀가루 사오랴, 반죽하랴, 먹고 나서 설거지 하랴 고생을 사서 했다.
조개만 잡지 않았으면 안해도 될 고생을......
그래도 시원한 국물은 죽이게 맛있다.

저녁 7시.
짐을 싸서 귀로를 서둔다.
산 굽이굽이 돌아 대로에 들어서니 역시나 길은 주차장.
노느라, 노동 하느라 피곤해진 몸은 천근 만근인데......

인천에 도착하니 시간은 12시를 훨 넘어 1시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