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1월 23일) 드디어 김장을 끝냈다.
이번 김장은 나에겐 아주 의미 있는 행사였다.
지금까지 김장할 때 내가 한 일이라곤 무와 배추를 날라준 것이 전부였지만
이번 김장은 여러모로 이전과는 다르다.
우선 직접 무와 배추를 심고 가꾸고 수확하고, 절이고 씻는 것까지 했으니 말이다.
토요일(11월 22일) 오후 3시.
밭에서 병찬이와 우리부부가 모여 배추를 뽑는 것으로 김장대작전의 막은 오른다.
뽑고 다듬은 배추를 병찬이가 경운기로 밭주인할머니 집(밭 바로 근처에 있음)까지
운반했다.
집에서 배추를 절이지 않은 것은 좁은데서 배추를 절이고 씻는 불편함도 한 이유
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약품처리된 수돗물보다는 지하수로 하는 것이
제대로 발효된 맛있는 김장이 될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배추를 열심히 절이고 있는데 퇴근하면서 인수가 들렸다. 인수는 내일 새벽에
시골로 김장을 하러 내려가야 하는데 우정 들른거다. 조금이라도 돕고 싶은 마음에.
착한 녀석!!!
김장을 절이고 집으로 가서 씻고, 병찬부부, 인수부부 그리고 우리부부가 돼지부속
소주집(인수와 병찬의 단골집)에서 다시 만났다.
소주와 돼지부속으로 배를 채우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밤 10시 30분. 계산을
내가 치루고(계산 치룬 걸 왜 예기하나하면 이곳에서 먹고 계산을 하려하면 항상
누구든 벌써 먼저 계산을 해 나는 돈 낸 기억이 없어서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낸다고
먹기 전에 미리 못을 박아놨다.) 병찬부부와 우리부부는 다시 김장 절이는 곳으로 가서
컴컴한데서 후라쉬불 밝혀가며 소금간이 골고루 배도록 배추를 뒤집어 놓고 집에가 취침.
일요일(11월 23일) 7시.
병찬이와 둘이서 열심히 배추를 씻고, 차에 실어서 집에 도착하니 장모님과 동서부부,
처남부부가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나를 반긴다. 속을 넣기 위해서다.
배추를 집으로 들여다 놓고 나는 늦은 출근을 했다.
퇴근하니 김장을 끝내고 마눌과 동서댁, 처남댁이 목살을 삶아 한 상 거나하게 차려 내
온다. 소주와 절인배추속배기 그리고 푹 삶은 목살의 환상적인 궁합. 크으윽...쥑인다...
이번 김장은 거저한 겄 같다는 마눌의 밝은 목소리와 함께 김장대작전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그리고 무와 배추가 맛있어서 역대 최고의 김장맛일 거라는 병찬이의 메시지도 헨펀에
도착해 있었다.
병찬아, 인수야. 수고했다.
그리고 어제 무 옮겨 파묻느라고 고생한 찬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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