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맞이(강화 마니산에서)-2005.1.1
작년 1월 1일의 마니산 해맞이 산행이 못내 아쉬워
또다시 마니산 해맞이 산행을 떠나기로 했다.
1월 1일 새벽 4시. 마눌이 흔들어 깨운다.
약속한 시간에 마추려면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
작년엔 남자들만 갔다왔다가 구사리 무지하게 먹은 탓으로
올해는 다섯가족이 부부동반으로 가기로 했다.
6시쯤 도착한 마니산 입구는 벌써부터 주차하지 못한 차들로 왁짝찌껄하다.
아무래도 오늘 뜨는 해는 다른 때의 해와는 다른가 보다.
어렵사리 인근 중학교 운동장에 차를 주차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깜깜함과 살을 에이는 바람에도 불구하고 산을 오르는 많은 사람들......
'이들은 무엇을 원해서 이 고생을 자처하는가?'하는 의문이 잠시 들었지만
우리 일행도 곧 이들과 합류했다.
주위는 칠흑처럼 어둡지만 등산로에는 희미하지만 정상까지 등불이 밝혀
있어 산을 오르기에는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았다.
다만 산중턱부터 이미 산정상을 밟고 하산하는 사람들과의 좁은 계단에서의
만남이 시작되면서 마치 교통체증을 앓듯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하얀 입김 꾸역꾸역 토하며 오르다 보니 이제 정상이 가깝게 보인다.
하지만 내려오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니 이미 정상은 사람들로 만원을 이뤄
도저히 삐집고 들어갈 틈이 없단다.
아뿔사! 정상을 2, 30m앞에 두고 우리 일행도 사람들로 메어진 등산로로
인해 더이상의 등정이 불가능해 조금이라도 해를 잘 볼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이때가 아침 7시.
일출이 7시 40분경에 이뤄진다고 하니 앞으로 40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산을 오를때는 잘 몰랐지만 체감온도 영하 2, 30도의 세찬 칼날 바람은 땀을
얼리고, 두꺼운 옷으로 감싼 몸마져 오들오들 떨게한다.
지루한 기다림끝에 산정상에서 우와하는 탄성이 울려 퍼진다.
드디어 을유년의 알리는 거대한 붉은 덩이가 하늘을 향해 힘찬 솟아오름을
시작했단다.
그러나 그때까지 우리는 해를 볼 수 없는 안타까움에 목만 길게 뺄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해를 볼때쯤해서 정상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하산을 시작하는 기
미가 보여 급한 마음에 나혼자 내려오는 사람틈을 비집고 힘겹게 정상등정을
시작했다. 을유년 새해를 사진에 담아 이곳 친구들에게 올리려는 단지 그
욕심 하나로!
드디어 정상!!!
붉게 타는 둥글고 커다란 빛덩이!
어둠에 떨던 대지를 환히 밝히는 거대한 빛의 근원!
사람 저마다의 가슴에 희망을 밝히는 그야말로 우리 삶의 근원!
'어둠은 빛의 부재'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 순간이다.
잠깐 넛을 놓고 바라보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얻은 결론을
자료실 우리들 모습에 올렸다.
그리고나서 일행 있는 곳으로 오니 마눌이 지청구를 한다.
말도 없이 사라져 이친구 저친구가 나를 찾았단다.
내가 있던 곳이 절벽 비스므레한 곳인지라 혹여 떨어지지나 않았나 하는
걱정으로......
그리고 단군로로 하산을 했다.
암튼 우리 친구들!
을유년 한해를 멋지고 힘차게 시작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