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와 함께한 월미도! (2003.10.20)
일요일.
평상시와 같이 눈이 떠진다. 오늘은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는
쉬는 날인데 말이다.
그러고 보면 인간의 신체리듬은 참으로 정확하다.
마음 푹 먹고 오랜만에 늦잠 실컷 자보자고 어젯밤에 그렇게
다짐했건만......
10시.
지지난 일요일 나 혼자만 놀았다는(계양산 등산 건) 마누라의 구박과,
또 아이들 보기가 미안해 놀이동산 가기로 약속한 날.
13일간 피땀 흘려 일했으면 자기들이 나를 위해 공연은 해 주지 못
할망정 피곤한 나를 들들 볶아 밖으로 내 몰다니.
아! 서러운 家長이여! 이게 정녕 가장이기 때문에 짊어져야 하는
업인 건가.......
하여튼 약속은 약속이라 아이들 앞세워 월미도로 힘차게 출발했다.
파란 물결 춤추고, 갈매기 떼 넘나들고, 묵직한 저음의 뱃고동소리는
귀를 울리고, 가깝게 더러는 아스라이 멀리 떠 있는 배들을 보니
여기가 바다는 바단가 보다.
어떻게 보면 잘 그린 한 폭의 풍경화 같은......
몇 가지 놀이기구를 태우고 나서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유람선을
탔다.
하얀 포말을 뒤로 하고 힘차게 파도를 가르는 코스모스(유람선 이름임).
배를 따라 승객들이 던져주는 과자를 먹으려는 갈매기 떼의 곡예비행.
그게 재미있다고 아이들은 계속해 과자를 던지며 갈매기와 즐긴다.
월미도를 떠나 작약도, 영종도 근처를 돌아 다시 월미도로 회항하는
1시간여의 바다 여행은 그렇게 갈매기와의 교류로 끝을 맺는다.
집에 오니 4시 반.
그렇게 10월 19일의 일요일은 아이들에게 바닷내음과 갈매기의 꿈으로
채워졌다.
아이들이 그것을 기억하든 기억하지 못하든 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