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소사
싫컷 논 후의 후유증. (2003.9.2)
靑雲
2011. 10. 25. 14:38
이걸 실컷 논 후의 후유증이라고 해야 하나?
우선 사지와 몸통 여기 저기 쑤시는 게 전혀 내 몸 같지 않다.
움직일 때마다 아구구하는 신음이 절로 나고......
이건 우중축구의 산물이다.
그동안 할 일 없이 편안히만 있던 근육들이 갑자기, 아주 느닷없고
격렬한 비상식적인 움직임에 적응하지 못한 이유 하나와
비가 와 무지하게 미끄러운 잔디밭에서 이상한 각도로 꺾이고
미끄러지고 넘어진 게 합쳐져 발생한 결과물......
둘째로 목이 잠겨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거다.
이건 노래방에서 악악대며 노래를 따라 부르다 생긴 성대 혹사의 결과다.
잔치가 끝나면 바로 집으로 가야 한다는 상식적인 생각을
무언가 할 일을 다 하지 못하고 빠뜨린 듯한 찜찜함과
‘지금 가야 길만 막히니 조금 늦게 가는 게 차라리 나을 걸’하는 주위의 이상한 논리에 ‘그렇지?’ 하고 슬그머니 눌러 앉아 양덕원 명기네 노래방까지 따라가서 생긴 후유증.
그나저나 모두들 집에는 잘 갔겠지?
시골서 이것저것 준비하며 고생한 친구들과
동창 얼굴 보겠다고 먼 곳에서 열심히 달려 온 친구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이 글로 대신한다.
비도 오고 처음이다 보니 제대로 재미있게 놀지 못한 것 같아 여운은 남지만
‘그래도 다음엔’ 하는 말로 위안을 삼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