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소사

땡칠이 병원 가다.

靑雲 2012. 2. 14. 16:51

10시 30분쯤 거래처 빌라 오픈식에 가려고 하는데 저쪽에서 땡칠이가 비칠거리는 것 같다.

가서 살펴보니 눈이 약간 풀린 듯은 한데 상태가 그렇게 심한 것 같지는 않아 현장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3시쯤 사무실에 들어오니 땡칠이가 보이지 않느다.

땡칠이 집 근처로 가서 이름을 몇 번 불리고서야 저쪽 구석에서 비칠대면서 나오는데 상태가 심각하다.

눈은 완전히 풀려 있고, 마비가 오는 지 제대로 걷지를 못한다. 입으로는 침은 질질 흘리면서........

얘가 큰 탈 났구나 싶어 얼른 차에 싣고 근처 동물병원으로 달려갔다.

 

마음은 급한데 의사는 먼저 온 강아지 수술 하느라 나와 보질 않는다.

조급한 마음 억지로 참고 20여분 정도 기다리니 의사가 나온다.

땡칠이를 이리 저리 살펴 보더니 90%는 임신중독증일 거란다.

큰 주사 1대, 작은 주사 2대를 맞고 5분 정도나 지났을까 마비도 풀리면서 눈에 생기가 나는 것 같다.

한시름 놓는 순간이다.

 

사무실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꼬리 흔들면서 아주 반갑게 맞아주던 녀석이 아파하니 그걸 보는 내 마음도

아프다.

이제 한달 된 자기 새끼랑 당분간 격리를 시키라 하니 아직 젖도 안 뗀 새끼도 안됐고,

그렇게 겁이 많아 제대로 짖어 본 적 없던 녀석이 제 새끼 우리 근처로 다가오는 고양이를 쫓는다고 사납게

달려 들던, 이전에는 절대 없었던 행동으로 자식 사랑을 드러내던 아픈 어미도 안스럽다.

 

모쪼록 훌훌 털고 일어나거라. 땡칠아.....